비 내려도 식을 줄 모르는 '대구 치맥페스티벌'…시민·관광객·기업 모여 치맥의 새 판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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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SROBOTECH 0 Comments 347 Views 23-09-05본문
우산 대신 치킨·맥주 든 양손
흥겨운 음악 맞춰 들썩들썩
대구치맥페스티벌이 열린 30일 오후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시민광장을 찾은 시민들이 치킨과 맥주를 즐기고 있다. 한국치맥산업협회가 주최하는 대구치맥페스티벌은
내달 3일까지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일대와 동구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 등에서 열린다.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인맥보다 더 좋은 건 치맥이다."
30일 개막한 대구 대표 여름축제 '대구치맥페스티벌' 행사장인 두류공원은 그야말로 '이유있는 광란' 그 자체였다. 궂은 날씨에도 치맥을 즐기려는 열기는 좀처럼 식을 줄
몰랐다. 늦은 오후 비가 그치자 인파행렬이 행사장을 온통 휘감았다. 대구 치맥은 더 이상 대구만의 축제가 아니었다. 성·연령·인종·국적을 가리지 않고 모두가 치맥의
도가니에 빠진 하루였다.
◆궂은 날씨에도 "모두 모여라"
치맥페스티벌 개막을 앞둔 두류공원 일원에는 오전부터 비가 내렸다. 축제 관계자들은 안전 등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비를 맞으면서도 행사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오후 5시. 행사시작시점이 가까워지자 두류공원 일대는 참가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우산을 쓰고 우비를 입은 채 걸어다니는가 하면 행사 주최 측이 마련한 천막에
비를 피하며 축제시간만 손꼽아 기다리기도 했다.
부인과 함께 후라이드치킨을 주문한 임모(77·대구 달서구 성당동)씨는 "아내와 치킨 한 마리 나눠 먹으려고 왔다. 코로나19 발생 전부터 치맥페스티벌을 방문했는데,
전보다 규모도 커지고 시설도 훨씬 편리해졌다"며 "이번 주 내내 비소식이 있지만, 대구의 대표적인 축제인 만큼 성황리에 잘 마무리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오후 5시30분쯤 점차 비가 그치자 두류공원 일대가 들썩거리기 시작했다.너도나도 흥겨운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참가자들의 두 손에는 우산 대신 치킨과 맥주가 들려 있었다. 이들의 얼굴엔 환하게 미소가 번졌다.
외국인들도 치맥축제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글로벌 축제로 성장했다는 것을 실감케 했다. 한 외국인은 함께 온 한국인 친구에게 "사진을 찍어 달라"며 귀여운 자세를
취했다. 조형물 앞에서 환하게 웃는 모습은 지인들을 활짝 웃게 했다. 미국에서 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보 브라디치(30)씨는 치맥이 좋아 행사 스태프로도 참여했단다.
그는 "고향인 오클랜드에서도 한국 맥주 브랜드 '도깨비어'가 주최한 작은 치맥페스티벌이 열렸다"며 "감사하게도 이번에 대구에서 열리는 '오리지널' 치맥 페스티벌에
친구가 초대해줘 오게 됐다"고 했다. 이어 그는 "비가 오긴 하지만 음악이 켜지면 여전히 축제 분위기다. 치맥페스티벌의 처음과 끝을 함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만에서 온 관광객 린(여·73세)씨와 광(남·63)씨는 이미 맥주를 한 잔 걸쳤다.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 린씨는 "친구끼리 대구로 여행을 왔는데, 맥주를 마시며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이 있다고 해서 흔쾌히 왔다"며 "여기서 먹는 치킨과 맥주 맛은 가히 최고다. 앞으로 대구에서 즐길 여행이 너무 기대된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 "오늘만 같아라"
두류공원에선 다양한 이색 풍경도 연출됐다. 치킨업계의 새로운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시도를 하는 업체가 눈에 많이 띄었다. 이 중 단연 이목을 끈 것은 '치킨을 튀기는
로봇'이었다. '롸버트 치킨'과 '에스티에스 로보테크'는 로봇이 치킨을 튀겨 주는 이색 콘셉트를 선보였다. 축제에 온 이들은 사람이 아닌 '로봇'이 튀겨 주는 치킨을
신기해 했다. 이 업체 부스 앞에는 사진을 찍는 사람들과 로봇이 만든 치킨을 먹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로 뒤범벅됐다.
로봇이 만든 치킨을 구매하려고 줄을 서고 있던 김회란(여·49)씨는 "로봇 치킨은 2분이면 튀겨지고 가격도 후라이드 한 상자에 1만원이라 다른 곳보다 싸다"며
"다른 브랜드는 여러 번 먹어봤지만 로봇이 튀기는 것은 처음이라 한 번 맛보려 한다"고 말했다.
치킨·맥주 브랜드 업체들은 지역과의 상생에 초점을 맞춰 판촉활동을 했다. 오재민 에스티에스 로보테크 마케팅 본부장은 "대구치맥페스티벌은 굉장히 큰 행사다.
회사를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 참여했다"며 "요즘 자영업자들의 인건비 부담을 줄여 주고자 로봇 F&B를 창안했다. 로봇은 실수하지 않고
결근하지도 않는 좋은 직원이다. 자영업자들에게 분명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태 롸버트 치킨 영업팀장은 "전국에 총 11개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아직 경상도에는 가맹점이 없어 대구치맥페스티벌을 통해 열심히 홍보하려고 한다"며
"치킨을 튀기지 않을 때는 댄스 모드로 춤까지 춰서 고객에게 다양한 볼거리도 제공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치맥 "이색 공간에서 즐겨라"
대구치맥페스티벌은 두류시민광장(주무대)에 조성된 '프리미엄 치맥클럽' 외에도 취향 및 구성원에 따라 즐기는 방법이 다양하다. 늘 즐기던 방식에서 조금 더
이색적인 모습으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이 마련돼 있어서다. 두류시민광장에서 두류공원 방향으로 조금 빠져 나가면 2·28주차장이 나온다. 여기엔
'눈 내리는 치맥펍'이 조성돼 있다. 대형텐트(30m X 50m) 아래에 설치돼 있는 등 마치 독일의 '옥토버페스트'를 즐기는 듯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안내요원에게 물어보니 장소 콘셉트가 '8월의 눈내리는 크리스마스'라고 했다. 수제 맥주관도 있다. 치킨 신메뉴 경연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와 무대 공연(참여형)이
마련됐다. 지루할 틈조차 주지 않았다. '눈내리는 치맥펍'에서 만난 김증한(63·대구 동구)씨는 "아내, 아내 친구들과 다 함께 더위를 피해 치맥페스티벌을 즐기러 왔다.
여기는 비도 안 오고 자리가 넓어 편하다. 여러 명이 치킨을 나눠 먹으며 맥주도 한 잔 곁들이고 있다"며 흡족해했다.
이 곳에서 조금 더 멀리 걸어 나가면 '8090 감성포차(관광정보센터 주차장 내)'를 접할 수 있다. 라이브 공연을 보며 치맥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두류시민광장과
멀지 않은 데도 '프리미엄 치맥클럽'에서 나오는 요란한 음악소리가 어느 정도 상쇄됐다. 조명도 다른 공간들과 달리 '주황빛'으로 연출해 '레트로 분위기'를 제법
잘 구현했다. 아스팔트 도로 위에 소규모로 자리를 마련한 덕분에 깔끔함과 안전성도 보장해 준다.
치맥 축제 행사장 가장 끝자리인 야외음악당에는 '별빛 치맥 정원'이 조성돼 있다. 이곳은 이른바 '인싸를 위한 포토존'을 지향했다. 적당한 조명, 치맥캐릭터,
감성소품이 구비돼 있다. 철저하게 MZ세대를 겨냥한 공간이다. 넓은 잔디밭 위에 돗자리를 깔고 누울 수도 있다. 소풍이나 나들이 느낌으로 행사장을 찾은
이들에게 제격이다. 특히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방문객, 반려견과 함께 온 이들은 복잡한 두류시민광장 대신 별빛 치맥 정원에서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박지현 수습기자 lozpjh@yeongnam.com
김태강 수습기자 tk11633@yeongnam.com
박영민 수습기자 ym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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